【도를 탐하다】

회상

약 8분

동굴에 가부좌를 틀고 앉은 모습은 마치 곤륜산 정상에 눈 덮인 소나무처럼, 거암 위에 옥 같은 가지가 돋아난 듯했다. 넓은 이마는 구름 사이로 나온 옥달처럼 맑고, 눈썹은 아지랑이 먼 산처럼 푸르렀다. 눈동자는 샘물에 비친 차가운 별처럼 맑았고, 시선이 흐를 때마다 산악의 웅장한 기세가 절로 드러났다. 코는 매달린 쓸개처럼 우뚝하고 빼어나 외로운 봉우리처럼 섰으며, 입술은 붉은 점을 찍은 듯 고왔다. 살짝 벌리면 난초와 지초가 향기를 토해내는 듯했다.

손에는 가는 붓을 쥐고, 죽간에 유서를 쓰고 있었다.

"나는 지난날 대주의 태사료 태사로서, 하늘의 별과 땅의 시간을 맡아 살피고 절기와 법도를 정했으며, 단약과 야금술을 좋아하고 근본을 탐구하기를 즐겼노라.

일찍이 이곳 지계의 큰 깨우침을 얻은 자가 있다 들었는데, 그가 가르친 바는 해와 달과 별을 아우르고 미세한 부분까지 이르지 않음이 없었다. 이에 그를 찾아 분원에서 배움을 청했고, 마침내 인연이라는 사형을 만나 만물의 근원을 탐구할 수 있었다.

깨달았노라, 삶과 죽음, 존재와 소멸은 모두 '자'로부터 변화하며, 만물의 '자'는 그 근본이 같으나 배열 순서가 다르다는 것을. 더 자세히 살피면 세로와 가로의 차이가 보이고, 그 차이는 터럭만 한 것이 결과는 천 리나 어긋나게 만드니, 사람의 인생도 이와 같을 뿐이다.

지난날 분원은 인원이 적어, 사형제가 다섯, 선생님은 목 선생님과 한 선생님 두 분뿐이었다. 작은 문파에 땅도 좁았지만, 한가롭기 그지없어 누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묻는 이 없고 신경 쓰는 이도 없었다. 정치와 권력 다툼은 내 몸에 미치기 어려웠건만, 어찌 지금처럼 땅은 넓어지고 사람은 많아졌어도, 장기판의 말이 되어 남의 손에 놀아나는 신세가 되리라 생각이나 했겠는가.

삼방 세력이 뒤엉켜 우리 분원의 백 년 기반을 빼앗으려 하는 이때,

원장은 도가 쇠하고 사형들은 사라졌으니, 오늘 이 목숨 건 기로에서 어찌 살아남을 수 있으랴.

통탄하라 통탄하라, 이 시름을 어찌 풀리! 몰려드는 천둥과 번개를 맞아, 성공과 실패, 삶과 죽음을 이 한판에 걸리라! 만약 죽거든, 이 글을 보는 자는 극광에게 알려, 새로 온 인재들과 함께 풍문에 들어가 배우고, 내 전승을 이어가게 하라."

마지막 글자를 쓰고 나서, 벼루 가장자리에 붓을 살짝 긁어 털고는 붓을 옆에 내려놓았다. 손을 들어 벼루에 남은 먹물을 한데 모아 덩어리로 응결시켰다. 비단으로 잘 싸서 붓 곁에 나란히 두고, 죽간을 말아 함께 한곳에 모았다. 천으로 이 모든 것을 싸서 동굴 입구 앞에 두었다.

하늘엔 이미 먹장구름이 잔뜩 몰려들었고, 그 사이로 보랏빛 기운이 은은하게 스며들었다. 하얀 번갯불은 마치 놀잇줄처럼 구름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며, 땅을 향해 내리꽂을 채비를 마치고 있었다.

이야는 천천히 동굴 한가운데로 걸어갔다. 그곳은 위를 가리는 것이 없어, 천겁이 직접 식별할 수 있는 곳이었다.

몸을 감싸던 안개가 사라지자, 두 눈은 예리하게 천둥번개를 응시했다. 주변엔 호법해 줄 사람도, 어떤 진법도 없었다. 완전히 육체만으로 천겁을 건너려는 것이었다.

"내려라!" 이야의 명령과 함께, 만 길이나 되는 흰 용이 파직파직 소리를 내며 땅을 향해 돌진했다. 주변의 새와 짐승들은 놀라 잇따라 피하기 바빴다.

번개가 이야의 몸에 닿았다. 예상했던 천겁을 맞는 자의 비명은 들리지 않았다. 마치 하늘에서 비가 내리는데, 그가 물을 완전히 튕겨내는 기름처럼 되어, 번개가 닿자마자 바로 몸을 타고 흘러내리거나 완전히 소멸해 버리는 듯했다.

"단지 번개의 미세한 '자'의 본질이 하나와 같을 뿐, 어찌 두려워할 게 있겠는가?" 이야는 천겁을 온몸으로 받으며 두 팔을 벌려, 번개가 몸 주변을 흐르는 것을 즐겼다. 마치 목욕하듯 몸의 때가 씻겨 내려가는 듯했다.

그러나 거센 비는 기름을 씻어내기 마련이고, 천겁의 위력 또한 흐르는 물과 같아서, 부드러우면 부드러울수록 그 강함은 더욱 강해지는 법이었다.

이야의 체온이 점차 올라가기 시작했고, 소량의 전류가 몸을 통과하기 시작했다. 몸 표면도 차츰 새카맣게 그을리고, 온몸의 털은 오그라들었다.

입가에는 피가 흘러내렸고, 두 눈에는 핏발이 가득 섰다. 머리카락은 어깨 위로 흩어지고, 상당 부분은 공중에 떠올랐다. 몸은 점차 붕괴하는 듯한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한 마리의 흰 용이 몸에 달라붙었다. 이어서 무수히 많은 흰 뱀으로 분열되어 온몸 백해에 퍼져 끊임없이 조이고 찢었다. 곧이어 다시 셀 수 없이 많은 흰 벌레로 붕괴되어, 체내에서 꿈틀거리며 굴러다녔다.

암괴는 걱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채 이야의 동굴을 애타게 바라보았다. 약을 구하러 나간 원장님도 걸음을 멈추고 술병을 꺼내 한 모금을 벌컥 들이켰다. 극광은 수련을 멈추고 동굴을 나와 하늘의 천뢰를 응시했다. 능원 앞에 멍하니 앉아 눈빛이 흐려진 연의 눈에도 빛이 스쳤다. 하늘의 겁운을 돌아본 뒤 다시 고개를 돌렸다. 분원의 여러 선생님과 제자들은 이야의 동굴 주위에 모여 조용히 그를 응원했다.

이야는 발밥이 허전함을 느끼고 옆으로 쓰러졌다. 이어 몸이 흩어지기 시작하고 붕괴되며, 신혼이 체내에서 날아나왔다.

"역시... 실패했구나." 이야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시야가 점차 흐려졌다. 몸이 가벼워 허공으로 둥둥 떠올라 겁운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것만 느껴졌다. 눈빛에 미련은 사라지고, 위를 담담히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사형, 사매, 나... 갑니다."

어렴풋이 자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제, 아직 만날 때가 아니야. 뒤를 돌아봐." 이야는 애써 고개를 돌렸다. 마당 가득 모인 스승과 제자들이 간절하게 바라보고 있었고, 암괴는 이미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아직... 만날 때가 아닌 모양이군. 사제들이 날 필요로 하네." 이야는 고개를 저으며 겁운을 향해 예를 표했다. 이어 주변 공기와 번개 속의 '자'가 모두 그에게로 모여들었고, 빠르게 그것들을 자신에게 필요한 것으로 바꾸어 재응축시켰다. 곧이어 땅 위, 그의 육신이 흩어져 있던 자리에서도 반짝이는 빛점들이 나타나 그에게로 모여들어 응고되고 굳어졌다.

이야는 허공에 서 있었다. 번개가 몸을 통과해 지나갔지만, 사나운 흰 용이 아무리 포효하며 날뛰어도 조금도 해칠 수 없었다.

"내가 이 땅에 써놓은 것을 네가 함부로 파괴하지 못하게 하리라!" 천천히 손을 들어올렸다. 겁뢰는 저절로 중심으로 모여든 뒤 손바닥에서 스르르 흡수되었다. 고개를 들고, 깊은 눈빛으로 마치 겁운을 꿰뚫어보는 듯 담담히 미소 지었다. "땅은, 내 발 아래에 있다." 발을 들어 한 걸음 한 걸음 위로 올라가며, 걸음마다 겁운을 압박해 갔다.

천겁은 물러서기 시작했다. 이야의 기세에 압도당한 것이다. 그러나 한 손가락으로 멈추고, 손짓 사이에 주변으로 끌어들여 분해시켰다. 원래의 안개와 융합되자, 기이한 자색 번개가 그 안을 유영했다.

아른거리는 사이, 한 줄기 지극히 빠른 번개가 잔구름 속에서 날아나와 이야를 비껴 지나갔다. 마치 누군가의 지시를 받은 듯 멍하니 있던 연을 향해 직격했다. 연은 순간 온몸을 떨며 입가에서 피를 흘렸지만, 여전히 멍하니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이야는 연이 큰 이상은 없고, 단지 번개에 의해 변화하는 원영이 억제되어 구신과 융합하여 진신으로 진보하지 못하는 상태임을 확인하고 크게 개의치 않았다.

천천히 공중에서 내려와 아래에 모인 사람들을 향해 예를 표했다. 이후 술 몇 병을 들고 암괴를 찾아가, 그를 데리고 자성이 흩어진 곳으로 가 술을 마셨다.

사실 이야의 이번 도겁은 여러 세력의 관심을 받았다. 진신 이상의 경지에 이르렀으면서도 타고나길 천생적으로 강한 '장'을 지녔던 자가 깨진 뒤 홀로 천겁을 맞이한 사례는 찾기 드물었다. 그것은 우연히 얻기 어려운 기회였고,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후대의 천생 신재들에게 귀중한 참고 자료를 제공할 것이었다.

천외천에서는, 소언창 형제가 동황태일 사건 이후 완전히 폐관에 들어갔고, 소엔의 금족 또한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예전에 소엔과 조금이라도 친분이 있었던 몇몇 진신들은 이미 자취를 감춘 지 오래였다. 이 일을 소언창은 알지 못했고, 소엔 역시 알 리 없었다. 천외천의 어느 한 세력이 이미 입을 맞춘 듯했다. 결국 당시 소엔이 상계에 오르던 때의 암살자들을 추격하는 과정에서 무수한 사상자가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풍족에서는, 장공주 구재가 부친과 대판 싸운 뒤 울적한 기분으로 침상에 누워 있었다. 눈가에서는 옥빛 실이 흘러내렸고, 창가에 걸린 결계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예전 그가 선물했던 털공을 꼭 끌어안은 채 얼굴을 파묻고 목 놓아 울었다.

노원장은 여러 날을 찾아다녔지만 여전히 필요한 약초를 구하지 못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서둘러 분원으로 돌아왔다. 그의 경지는 크게 떨어진 상태라 이제 겨우 진신의 위세만 간신히 유지하고 있었다. 다행히 아무것도 얻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반감기를 앞당기는 약초와 일시적으로 최고 경지의 힘을 되찾게 해주는 단약도 얼마간 구해왔으니까.

독자 한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