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월광이 돌아오자, 대역 아내는 연기를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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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6분

하천이 눈썹을 추켜올렸지만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술잔을 들고 몸을 돌려 다른 무리 속으로 섞여 들어갔다.

그가 떠나자, 그 틈새 없이 파고드는 듯한 시선이 다시 돌아왔다. 수많은 차갑고 끈적끈적한 거미줄처럼 사방에서 감겨들어 심치의 피부를 꽉 움켜쥐었다. 육경년이 떠나면서 그녀를 이 거대하고 화려한 사냥터 한가운데에 홀로 남겨두어, 가장 눈에 띄는 산 표적이 되게 한 것이다.

그 시선들을 느낄 수 있었다. 동정하는 시선, 구경하는 시선, 고소해하는 시선. 낮춰진 목소리의 수군거림은 여름밤의 성가신 모기처럼 윙윙거리며 귓속으로 파고들었다.

“……육 총이 그냥 가버렸어? 저 여자 혼자 여기 버려두고?”

“아직 몰랐어? 아까 노장 그 표정, 초상집 가는 것 같았어. 분명 큰일 터진 거야.”

“내 생각엔, 십중팔구 그분이 돌아오실 거야.”

심치가 술잔을 든 손은 흔들림 하나 없이 안정적이었다. 심지어 마주 오는 손님을 향해 적절한 미소를 지을 수도 있었다. 그 미소의 곡선, 입꼬리가 올라간 각도는 모두 육경년이 직접 가르친, 임시를 가장 닮은 것이었다.

그녀는 마치 태엽을 잔뜩 감은 정교한 인형처럼, 한 걸음 한 걸음 우아하게 인파를 가르고 연회장 끝에 있는 거대한 유리창으로 걸어갔다. 하이힐이 반짝이는 대리석 바닥을 밟을 때마다 또렷하면서도 외로운 메아리가 울렸다. 매 걸음이 칼날 위를 걷는 듯했고, 아팠지만 소리칠 수 없었다.

창밖은 도시의 찬란한 야경이 펼쳐져 있었고, 불빛이 이어져 마치 흐르는 은하수 같았다. 하지만 심치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의 눈에는 유리창에 비친 자신의 모습만 있을 뿐이었다.

상아색의 긴 드레스, 흐트러짐 없는 올림머리, 그리고 정성스럽게 다듬어진 온화하고 고요한 얼굴. 그녀는 꼬박 3년, 천여 개의 날과 밤을 바쳐 자신을 이 모습으로 갈고닦았다. 완벽한, 육경년의, 임시의 대체품.

하지만 지금, 유리창 속의 그 반영은 너무 낯설어서 두려웠다. 너무 힘주어 그려서 오히려 신을 잃은 모조품 같았다. 바람만 불면 언제라도 흩어질 것 같았다.

“육 부인, 여기서 혼자 경치를 보시네요?” 부드러운 여성의 목소리가 옆에서 들렸다.

심치가 정신을 차렸다. 장 부인이었다. 그녀의 남편 회사는 육씨와 프로젝트 거래가 있어서 몇 차례 연회에서 얼굴을 본 적이 있었다. 매우 상냥해 보이지만, 눈빛에는 항상 약삭빠른 계산이 담겨 있는 여자였다.

“네, 안이 좀 답답해서요.” 심치는 여전히 그 표준 미소를 띠며, 빈틈없는 말투로 말했다. “장 부인도 바람 쐬러 나오셨네요?”

“그러게 말이에요.” 장 부인이 샴페인잔을 들고, 아무것도 아닌 듯 대문 쪽을 흘낏 보았다. “아까 육 총이 그렇게 급하게 가시던데, 회사에 무슨 급한 일이라도 있나요? 아이고, 세상에, 당신네 가경년 씨도 참, 일에 너무 진심이셔서, 이렇게 중요한 결혼 기념일조차 제대로 함께 있어 드리지 못하네요.”

이 말은 듣기에는 걱정하는 것 같지만, 매 글자가 설탕을 입힌 바늘 같았다.

심치는 눈을 내리깔고, 잔 속에서 흔들리는 술을 바라보며 깃털처럼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분은 하실 일이 있으니까요. 저는 이해합니다.”

이 대사는 그녀가 수백 번은 해온 말이었다. 예전에는 다정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저 웃기는 소리처럼 느껴졌다.

장 부인이 “쯧” 하고 혀를 차며 가까이 다가와 목소리를 더 낮추고, 비밀을 공유하는 듯한 친근함을 담아 말했다. “자매님, 내가 입이 좀 많다고 탓하지 마세요. 남자라는 건, 일은 핑계예요. 그들이 이렇게 저돌적으로 만드는 건, 오직 마음속에 있는 그 사람뿐이에요.”

심치의 심장이 마치 차가운 손에 꽉 쥐인 듯했다.

장 부인은 순간 창백해진 그녀의 얼굴색을 보고 만족스럽게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자신의 말이 먹혀들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심치의 팔을 토닥이며, 달래는 듯하면서도 과시하는 듯 말했다. “됐어요, 너무 생각하지 마세요. 우리 여자라는 게, 가끔은 좀 흐리멍덩해야 살기 쉬워요. 전 저쪽에 친구들이 있어서 먼저 갈게요.”

그녀는 몸을 돌려 우아하게 걸어갔다. 심치와 스치듯 지나쳐 자신의 작은 무리로 합류하는 바로 그 순간, 심치는 극히 가볍지만, 일부러 자신이 들을 수 있도록 한 발음으로 그녀가 동료에게 말하는 것을 또렷이 들었다.

“저 꼴 좀 봐, 자기가 정실인 줄 아나 보지. 본가(正主)가 돌아오는데, 모조품도 자리 좀 비워줘야지.”

“모조품”.

이 두 글자는 마치 독에 담근 쇠망치처럼,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심치를 그 자리에 못 박아 버렸다. 그녀가 3년간 유지해 온 우아한 체면은 그 순간 산산조각났다. ‘수치심’이라는 보이지 않는 파편이 살 속 깊이 박혔다.

‘진실의 물’로 잠시 누르고 있었던 위통이 다시 한바탕 거세게 치밀어 올랐다. 더 강렬한 신물과 타는 듯한 통증을 동반하며.

바로 그때, 홀 안에서 기이하고도 일제히 울리는 웅성거림이 들렸다.

한 사람의 휴대폰이 아니라, 거의 모든 사람의 휴대폰이 동시에, 똑같은 순간에 불을 밝혔다. 화면의 차가운 빛이 당황하고, 놀라고, 흥분하고, 심심풀이하는 듯한 얼굴들을 비추었다.

“세상에! 진짜야?!”

“맙소사! 임시가 귀국했대! 방금 전, 전용기 착륙했대!”

“독점 기사야! 이 사진 봐, 와, 그래도 여전히 아름답네!”

수군거림은 물 끓는 솥처럼 순식간에 연회장 전체를 들끓게 했다. 모두가 휴대폰을 들고 이죽거리며, 최고의 재벌가 비밀을 엿본 듯한 열광적인 표정을 지었다. 더 이상 심치를 쳐다보는 사람은 없었다. 아니, 더 잔인한 방식으로, 그녀를 이 충격적인 가십의 살아있는 각주로 만들어 버렸다.

심치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휴대폰을 보지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연회장에 가득한 그 짙은 야래향 향기는 원래 그녀가 정성껏 고른, 임시가 가장 좋아하는 향이었다. 그 순간, 그 달콤하고도 강압적인 향기는 보이지 않는 손이 되어 그녀의 목을 꽉 조르는 듯했다.

진해서 구역질이 날 지경이었다.

그녀는 한 손으로 차가운 유리창을 짚고, 다른 손으로는 배를 꼭 눌렀다. 치밀어 오르는 메스꺼움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두려움과 수치심, 그리고 뒤틀린, 곧 해방될 것 같은 쾌감이 뒤섞여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랐다.

3년이었다.

그녀는 유리 종 안에 갇힌 유령처럼, 자신의 것이 아닌 다른 인생을 연기해 왔다.

이제, 그 종이 깨지려 한다.

그녀가 3년 동안 흉내 내 온 ‘본가(正主)’가 돌아왔다.

참 잘됐다.

심치의 입가가 통제할 수 없이 기이한 각도로 위로 올라갔다. 그녀는 차가운 유리창에 기댄 채, 천천히, 아주 천천히 바닥으로 주저앉아 몸을 웅크렸다.

그녀는 생각했다. 이제야, 더 이상 웃지 않아도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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